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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2/24 스크린 쿼터(Screen Quota)
내가 가입한 카페들이 무엇이 있었나 조회하던 중 발견한 대학교 때의 조모임 카페. 교양으로 "현대 사회의 과제"라는 과목을 들었었는데, 아래는 당시(2003년 6월) 조발표를 위해서 다 같이 정리하였던 내용.


1. Introduction

현재 세계는 국제화에서 발전된 개념인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국제 질서의 큰 틀로 재편되고 있다. 자본과 노동의 세계화로 달리 표현할 수 있는 이 세계화의 핵심은 생산은 국가화를 하고 교환은 국제화 하자는 것이다. 즉 국제 교환관계이론에 따른 국제시장에서의 시장확대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계에 도달한 서구 중심국들의 시장을 제 3세계나 주변, 반주변의 국가로 그 범위를 확대하자는데 있다.

세계화의 진전은 GATT체제의 흡수와 새로운 국제 무역 기구인 WTO의 창설로 그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 WTO체제는 종전의 GATT체제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강력한 무역질서이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인 GATT의 체제는 사실 공산품 무역에 대한 강제력이 없는 신사협정의 수준이였으나 WTO는 농산품에도 그 범위를 확대하여 농산물 보조금의 지원을 봉쇄하는등의 일련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WTO체제가 GATT체제와 다른 것은 첫째, 서비스 무역에 대한 국제질서를 새로 정립했다는 것이다. 과거의 GATT는 상품무역에 관한 질서였으나 WTO체제는 한편에서는 상품무역체제인 GATT 질서를, 다른 한편에서는 서비스 무역 체제인 GATS(다자간 서비스 협정)체제를 포함하는 Two-tier체제라는 점이다. 둘째, WTO체제의 특징은 국제기구로서의 WTO가 과거의 GATT에 비해 훨씬 강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모든 경제질서는 자유와 함께 평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자유는 강자의 논리이고 평등은 약자의 논리가 되어야 하나 WTO체제는 GATT체제에 비해 자유에 편중된 질서라고 표현 된다. GATT체제는 개도국에 대한 광범위한 예외조항을 두어 그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있었으나 WTO 체제는 이러한 예외를 대폭 수정시킨 것이다.

이와 같은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한미투자협정(BIT) 역시 자유 경쟁을 통한 국제적 경쟁력의 확보과 외자의 유치를 통한 국내 경기의 활성화라는 측면과 국내 취약 산업의 고사라는 측면에서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94년 미국에 의해 먼저 제안된 바 있는 한미투자협정은 98년 6월 김대중 대통령 방미 당시, 그리고 98년 11월 통상장관회담 당시 협의를 통하여, 외환 위기에 따른 IMF 관리체제에서 외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체결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이 한미투자협정의 체결까지엔 넘어야할 큰 산이 있는데, 이는 바로 스크린 쿼터제도에 관한 문제이다(스크린 쿼터 제도란 한국 영화 의무 상영일수를 연간 1백 46일 이상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한 제도인데 필요에 따라 해당 정부부처에서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거대 자본에 의해 제작된 강력한 흥행력을 지닌 외화들에 대해 우리 나라의 영화의 자생력을 길러주기 위한 제도이다). 미국 측에의하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스크린쿼터를 평균의무일수 94일로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영화를 포함한 문화는 상업 논리가 아닌 문화논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반대 측의 의견과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40%를 상회하는 현 시점에서 투자협정의 체결로 인해 예상되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위해 스크린 쿼터제의 축소 및 폐지는 그리 부정적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대립하며 그 체결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한미투자협정 나아가 세계화라는 피하기 힘든 대세에서 스크린 쿼터제도의 존폐여부에 관한 논의를 3가지 관점에서 진행시켜보고자 한다.


2. Argument

1. 스크린 쿼터 문제가 한미투자협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의견을 발표해주시죠.

① 폐지찬성

스크린 쿼터 제도의 존폐 여부에 관한 논란으로 인해 한미투자협정의 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 상황은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현 시점에서의 세계화의 흐름에 따른 국내 시장의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될 경우 대규모 외국인 투자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북핵 사태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한미투자협정의 이점으로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첨단 기술로 무장한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많이 보유함으로써 기술 이전의 효과를 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자산 투자 및 장기 투자 등을 통해 다양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투자협정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고용을 유발하고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경제 전반에 걸쳐서도 외국 자본의 사업부문 인수, 증자 참여를 통해 국내기업, 금융기관이 단행하고 있는 구조조정 분야에 있어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세계시장에 연동함으로서 국내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안보 측면에서도 외국 투자가의 활동이 활발할 경우, 한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국제 사회의지지 획득이 용이해 질 수 있는데, 협정 체결 후에 국내로 투자된 미국의 자본과 인력은 주한 미군과 함께 또 다른 형태의 인계철선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부분 이외에도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보다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역동적인 발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이점들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한미투자협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② 폐지 반대

스크린 쿼터 제도로 인해 한미투자협정의 체결이 연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얼마전 문화관광부 장관 이창동씨가, 한미투자협정과 스크린쿼터는 직접 관련이 없을뿐더러 협정 체결에 스크린 쿼터가 걸림돌이 된다고 보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한미투자협정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저는 조금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경쟁력 있는 기업을 보유함으로써 기술이전 효과를 바라본다고 하셨는데,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에 앞서 유동성의 위기에 따른 급속한 매각으로 핵심인력과 기밀이 외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94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자본 및 기술에만 의존해온 멕시코가 결국 선진기업의 하청 조립기지로 전락한 사례가 좋은 예가 될 듯 싶습니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한미투자협정이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하셨는데, 무분별한 외자의 도입으로 인해 경기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관련 리스크가 증대하고 정부정책의 실효성이 약화되면서 정책 수립에 난항을 겪게 될 경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가장 큰 맹점인 소득 재분배를 해결할 수 없어 빈곤을 극대화하고 다른 한편 독점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기업에는 법인세 및 소득세를 10년간 감면하고,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종합소득세는 5년간 감면하고 그 다음 3년간은 50% 감면하도록 규정한 외국인투자촉진법 아래서 조세피난처를 떠돌게 초국적 자본의 절세, 탈세 기법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신 한국의 안보 문제에 관해서도 외국 자본의 유치로 인해 유사시 국제 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들은 한반도의 통일과 안보에 관해 자본의 이윤차원에서 해석할 것이므로 오히려 남북한 분단 현실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한미투자협정이 막대한 투자효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근거가 취약하며 설사 그 투자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한국의 미래산업인 영상산업과 바꿀 수 없으므로 스크린쿼터 제도가 속히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 타당성을 갖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2. 그렇다면, 스크린쿼터제도가 폐지되거나 축소 조정될 경우 한국 영화 산업에는 어떤 변화가 초래할 지에 대한 의견을 발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①폐지찬성

한국 영화의 영화시장내 비중이 40%를 넘어서고 있는데 아직도 이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은 이기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린쿼터를 유지하는 것은 일부 영화 관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에 다름 아닌 것이죠. 현재 미국 영화 수입이 2억 달러인데 비해 대미 수출액이 3백30억달로서 이는 오히려 국내 영화 수출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영화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48.3%를 기록, 충분한 자생력을 갖춘만큼 이제는 스크린쿼터를 개편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스크린 쿼터 제도의 개편을 유보해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소탐대실, 해외 자금 유입으로 선진 기술 습득 가능하고 마케팅 측면이나 기타 관련 분야를 학습할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도 필히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99년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내영화산업은 크게 발전하였으며 최근에는 50퍼센트 이상의 상영비율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영화의 성장으로 인해 스크린 쿼터제도를 유지해 나갈 명분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스크린 쿼터가 한국영화산업을 성장시켰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최근 한국 영화의 놀라운 발전은 관객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고 발전된 제작기법을 적절히 호라용한 영화 제작자들의 노력과 감동적이고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역량이 결합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폭발적인 증가를 한국 영화의 의무상영일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큰 오산인 셈이죠. 스크인쿼터로는 관객들을 결코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자유로운 교류 및 투자를 통해 선진기술을 접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개방을 통하여 경쟁을 유도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공공부문이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② 폐지 반대

최근 들어 한국 영화의 비약적인 성장세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역대 흥행 순위에도 한국 영화가 그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흥행에 성공한 대박 영화들은 그 장르에 있어서 대단히 제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코메디나 멜로 장르가 그 주류를 이루며 많은 영화 관계인의 우려 속에서 자본은 돈이 될 수 있는 영화 쪽으로 몰리게 되면서 장르의 편중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형편이죠. 그러다 보니, 쉽게 돈이 되지 않는 흔히 말하는 마이너 영화들-저예산, 독립 영화-들에 대해선 투자의 발걸음도 점점 끊기게 되고 그 영화를 걸어줄 만한 극장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스크린 쿼터 제도가 있기에 그나마 극장에서 잠시나마 선보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미래의 주력 산업이 될 영상 산업의 총아인 영화 산업이 튼실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저예산, 독립영화의 활성화와 육성이 필연적인데, 아직 건강한 토대를 갖추지 못한 영화 산업 구조를 도외시 한 채 일부 장르 영화의 높은 점유율에 현혹되어 섣불리 스크린 쿼터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한국 영화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우를 범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얼마 전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둔 '집으로'라는 영화의 경우를 살펴보면, 저예산 영화에다 별다른 흥행 요소를 지니지 못한 터라 초기에는 많은 극장에서 외면하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그 흥행관이 많아지면서 결국 흥행 대박을 터뜨린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관객들의 눈높이가 예전에 비해 높아지고 다양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지만, 관객들이 그 영화를 볼 수 있게 되기까지는 스크린 쿼터라는 제도가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의무상영일수에 대한 제도가 없었다면 그 시기에 함께 개봉했던 많은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밀려 결국 변변찮은 극장 하나 잡지 못한 채 창고 속 먼지 뒤덮힌 필름으로 남겨졌을 가능성이 컸을 것입니다.

③ 폐지 찬성

앞의 분의 말씀처럼 많은 사람들이 스크린 쿼터제가 폐지되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 마이너 계열의 저예산 독립영화나 한국 전통영화라고들 주장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영화의 질적 발전과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독립영화나 그 외에 여러 마이너 계열의 영화산업이 발전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스크린 쿼터만 믿고 있을수는 없는것입니다. 사실 스크린 쿼터가 실행되어지고 있는 지금에도 우리의 저 예산 영화들은 대중들로부터 소외를 당하고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스타급 연기자도 없고, 이렇다할 볼거리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독립영화를 지키고 질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저예산 영화 전용관의 건립이나 독립 영화 육성 자금의 조성과도 같은 전문적인 형태의 독립 영화 육성 제도가 실시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늘려야 할 것입니다. 실례로, 미국에서는 이러한 저예산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어 거기에서 얻어진 흥행수익을 다시 독립영화와 저예산 영화 지원에 사용하는가 하면, 프랑스에서는 극장에서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그 지방의 독립영화 단체에서 만든 단편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단지 구색맞추기에 급급한 한국 영화 걸기가 더 이상 되어선 곤란합니다.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 예산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무반응도 문제이지만 더 자주 쉽게 저 예산 영화를 접할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고 또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도록 높은 수준의 저 예산 영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를 살리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④ 폐지 반대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저예산 영화로 꼽히는 이 영화는 몇 안되는 개봉관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개봉됐다가 다른 외화에 밀려 일치감치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인터넷이나 입소문 등을 통해 좋은 평가를 내면서 그 영화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부쩍 높아진 경우를 목격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다시 개봉관에 걸리진 못했습니다. 이처럼,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수준높은 영화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결국 상영해주는 극장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저예산 영화만을 전문적으로 상영해주는 전용관의 건립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겠으나 국민 정서상, 그리고 수익면에서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입니다. 제반 환경과 제도적 장치의 완비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 시점에서의 스크린 쿼터 제도의 폐지는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3. 이번에는, 영화를 문화라는 측면에서 스크린쿼터제도의 폐지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외화의 범람 현상에 있어서 이것이 문화적 제국주의로 흐를 소지가 있지 아니냐는 시각에 대한 의견을 발표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① 폐지 찬성

보통 스크린 쿼터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경제개방과 관련해서 문화적 다양성, 주체성을 가지기 위해 문화적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화적인 예외를 인정하자는 주장은 보호주의의 일환으로서 문화산업을 민감한 분야로 설정하여 개방을 제한하는 행위는 특정산업의 종사자와 관련자를 보호해 주는 것일뿐 문화 자체를 보호하는 것도, 문화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헐리우드 영화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은 상업적 이득이지 일국의 고유한 문화가 아닌 것입니다.

지금 전세계는 세계화 추세에 따라서 모든 방면에 있어서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영화산업도 그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영화의 국적을 따져 의무적인 상영일수를 부과하는 것은 대단히 무의미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스크린 쿼터를 통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영화인들의 기득권을 유지해주는 방편밖에 되지를 못하며 결국에는 전체적인 영화 산업의 경쟁력의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② 폐지 반대

스크린 쿼터 제도는 할리우드 영와의 독점에 대응, 문화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산업의 논리의 잣대로 평가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쿼터의 축소는 우리의 정체성, 꿈과 미래, 관련 산업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미국의 문화 산업은 국내 총생산의 5%해당하는 5,000억 달러를 벌어 들였고, 이 중 절반은 해외에서 벌어들였습니다. 이렇듯 미국의 문화산업은 미국적 가치와 생활 방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파, 미국적 세계화의 충실한 첨병 역할을 다하는 핵심 산업인 것입니다. 비록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반미 열풍의 영향으로 미국, 그리고 미국적인 것에 대한 선호도가 예전보다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헐리웃 영화에서 흔히 불 수 있는 구도인 선과 악의 대결 국면에서 언제나 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깊은 곳까지 침투해 들어올 것입니다. 3월 영화, TV, 비디오, 케이블 등 미국 중심의 초국적 미디어 기업들이 '자유무역을 위한 문화산업연대(EIC)'라는 이익 단체를 만들어 미국 정부에 자유무역협정의 확대를 강력히 요구함으로써 전세계를 향해 전면적인 문화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사실을 다시 한번 떠 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③ 폐지 찬성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친 일본 대중 문화 개방이 우리 문화 산업에 끼친 영향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이 문제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문화 개방 당시 엄청난 논란이 있었던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충격이 미미할 뿐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문화와 소통하며 우리 문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일본 대중 문화 개방 이루 한국 영화 77편이 일본에 수출되는 등 전체적으로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스크린 쿼터 폐지와 그로 인해 발생할지 모르는 미국 문화에 의한 문화적 침식 현상도 우리 국민의 문화적 역량을 과소평가한 기우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예전과는 달리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었고, 우리 나라의 생활 수준이나 의식 수준도 몰라보게 향상된 만큼 무조건적인 문화적 사대주의 현상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④ 폐지 반대

일본에 대한 문화 개방과 미국에 대한 스크린쿼터 제도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봅니다. 일단 같은 아시아 권으로서 비슷한 정서와 생활 양식을 지니고 있으며, 앙금이 남은 과거사의 영향으로 인해 일본 영화를 보고 난 후 받아들이는 문화적 충돌이나, 문화적 잠식의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봅니다. 반면에, 판이하게 다른 정서와 삶의 모습이 등장하는 헐리웃 영화를 통해서는 그 이질감으로 인한 문화적 충격이 크게 다가올 것이며 몇 몇 경우에 있어선(비록 전부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러한 충격으로 인한 문화적 잠식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전면적인 문화전쟁에 돌입한 미국의 뜻대로 문화적 잠식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한미 동맹 50년을 넘긴 지금에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목소리 들도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며, 미국적인 것을 다시금 숭상하는 문화 사대주의로 빠지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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